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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꼭 자살 시도를 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인가요?
지금 당장 가고 싶지만 자살 생각은 없는데요...
아니, 물론 이게 책의 의도가 아니란 건 알지만 (어쩌면 책의 의도와 정반대되는,,)
나도 한 후회 한 망상 해서인지 선택의 갈림길에서 빗겨 나간 삶을 살아볼 기회를 가지게 된 노라가 너무 부럽다.
살아보지 않은 삶은 알 수가 없다. 직접 살아보기 전까지는.
당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한 말인데.. 그렇기에 노라도 수많은 삶들을 직접 살아보고 나서야 원래의 삶을 사랑하게 되지 않았던가.
나도 완벽한 삶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자꾸 지금보다 나은 삶은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직접
똥인지 된장인지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하지만 당연히 우리네 삶에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같은 환상적인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우리는 후회 및 수많은 미지의 삶에 대한 미련을 "정신 승리"라는 비루하지만 놀라운 무기 하나로 이겨내야 한다.
노라도 굉장히 용감하고 강하다고 여겨지는데.. 현실의 우리는 노라보다 더 강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가끔 '소설에서 위안받는 건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쨌든 그건 소설이니까.)
2.
답정너 라이브러리
결말이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조금 허무하기도 했는데,
노라가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한 삶을 만났음에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불완전한 느낌을 받았고,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도 결국 돌아와버렸다면, 처음부터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거나 파슷스..되어버리는 두 가지만 가능했던 건지...
아님 '이동자' 성향에 따라 정말 '다른 나'의 자리를 꿰차고 살 수도 있는 건가?
위고는 어떻게 되었을까? 원래의 삶이 죽음으로 넘어갈 때까지 계속 이동하고 살았을까? (왠지 뻔뻔하고 웃긴 캐릭터)
3.
약간 어린이/청소년용 동화 같은 느낌.
환상적, 교훈적, 희망적.
<나비효과> 같은 다소 음울한 버전도 많이 봐서 그런가
4.
번역이 조금
"나 번역되었소!" 하는 듯한.
영어를 그리 잘하지 않는데도 영어 원문이 어땠을지 자꾸 그려지고, 그 편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물론 처음부터 한국어로 쓰인 것처럼 번역되는 건 정말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 책에서는 어색한 부분이 자주 눈에 띄었다. 특히 대화 부분에서.
5.
어쨌거나 쉽게 읽히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책.
모두들 후회 한 조각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므로(정말 단 한 점의 후회도 없는 갓생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 그건 갓생을 넘어선 정말 갓 그 자체 아닌가?) 조금이라도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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