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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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ess muss sein!문화생활/책 2024. 8. 4. 23:15
- 은 초반부만 읽다가 더 손이 가지 않게 되었는데, 은 크게 어렵지 않게 완독할 수 있었다. 후자가 조금 더 읽기 말랑말랑한 것 같다. - 체코의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무식해서 아쉽ㅜ - 주요 등장인물 중 프란츠의 존재감이 가장 적었으나, 그의 최후와 그 이후가 재미있어서 조금이나마 밸런스가 맞춰졌다.- 토마시의 비중이 가장 큰 듯한데, 테레자와 사비나에게 더 애정이 갔다. - 밀란 쿤데라, 바람둥이였나? 어째 남자들이 다 바람둥이...- 테라자와 카데닌이 나올 때가 제일 좋았다. - 테레자, 토마시를 버려. 그러지 못할 것을 알지만 - 책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중후반부가 약간 지루했지만 후반부가 제일 좋았다. - 아무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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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양 - 다자이 오사무 | 몰락 귀족의 절망과 낭만문화생활/책 2024. 7. 13. 01:59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 다자이 오사무의 을 나름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 두 작품이 대표작인 듯하다. 은 주인공에게 꿀밤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줄곧 일었는데, 그 명맥을 의 나오지가 이었다. 사실 그렇게 비교하자면 나오지가 한참 아깝긴 하다. 그러나 나는 (나오지도 인정하듯) 안 그래도 기울어가는 집안의 돈을 당연하다는 듯 빼서 쓰는 게 매우 아니꼬왔다. 가즈코와 어머니는 왜 그런 나오지를 내버려두는 건지 의아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명문으로 꼽는 나오지는 유서도, 물론 책의 하이라이트이긴 했으나, 나는 명문이라고까지는 생각되지 않았다. 다만, 어머니의 유품인 기모노를 함께 묻어달라고 한 부분과, 누나, 나는 귀족입니다, 하는 마지막 부분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나오지는 무슨 생각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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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센세이셔널한 강민주, 그 통쾌함과 씁쓸함문화생활/책 2024. 7. 8. 02:38
나는 (아직도) 소망한다 내게 (아직도) 금지된 것을 앞서 간 페미니즘 소설들을 읽을 때면 항상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시의성에 놀라게 된다. 그럴 때면 첫째, 작가들의 통찰력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둘째, 놀랍도록 더딘 변화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1992년에 출간된 이 책도, 심지어는 1929년에 출간된 조차도 2024년의 현실을 아프게 꼬집고 있다. 비록 그 덕에 저자들은 천재라고 경탄받고 있으나, 이는 그들이 원한 바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예견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왠지 30년 후에도, 100년 뒤에도 이 책들이 시의성을 잃지 않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금 이 책이 출간된다면 달라졌을 만한 부분은, 강민주가 백승하를 납치, 감금하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데 훨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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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깊은 숨 - 김혜나 / 모호한 감정들과 관계들, 그 사이의 여성문화생활/책 2023. 12. 31. 22:24
단편집인 걸 모르고 골랐는데 (또) 단편집이었다. 단편은 허망하게 끊어지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데, 요즘은 워낙 단편집이 대세여서인지 오히려 장편 소설 찾기가 더 힘들다. 1. 오지 않은 미래 헝가리에 가보고 싶다. 작가가 헝가리에 직접 가보고 쓴 글이구나, 하는 게 여실히 느껴졌는데 작가의 말을 보니 역시나였다. 이외에도 해외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었다. 여러 나라를 떠돌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님이 부러웠다. 동화작가로 등장하는 여경도 부러웠다. 여경의 어떤 점이 민서와 진수를 매료시킨 걸까? 내가 헝가리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장발의 진수가 날 데리러와줬으면 좋겠다. 진수가 매력적이어서라기보단.. 가고 싶은 곳 다 같이 가주고 맛집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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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 디스토피아 같기도, 동화 같기도 한 이야기. 마치 모스바나처럼.문화생활/책 2023. 1. 17. 23:1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유명한 김초엽 작가. 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받은 특이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SF 신예 작가로 알려졌지만, 웅장하고 탄탄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그런 딥한 SF 느낌은 아니고, 요즘 트렌드인 감성 담뿍 한국 문학에 SF 소재를 가미한 느낌이다. 아마 장르소설 팬들의 인정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렇듯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으리라.(어차피 장르소설 매니아들은 '마이너함'에서 덕질의 동기부여를 얻기도 하니..) 나만 해도 쉽게 읽힐 것 같지 않았으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오며가며 자투리 시간에 읽을 책이 필요했고, 두께나 무게가 모두 소지하기 적당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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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 리베카 솔닛 | 세대도, 국적도 뛰어넘은 경험문화생활/책 2022. 12. 11. 22:34
✔ 이 책을 200% 즐기기 위해 아래와 같은 배경지식이 있으면 좋다.- 리베카 솔닛의 전작 (일부 혹은 전체)-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리 및 역사- 미술사- 솔닛과 동시대를 살았던, 솔닛과 교류했던 명사들 나는 이러한 지식들이 부족해 책을 200% 즐기지 못한 듯해 아쉬웠다. 솔닛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와 의 저자라는 것뿐이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완전히 즐기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반전, 반핵, 페미니즘, 성소수자 인권 등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그에 수반되는 수많은 반박과 좌절들을 경험하였을 텐데도 이 사회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점이 신기했다. (이라는 제목의 책을 쓴 사람답다.)한편으로는 그런 애정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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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브리나(SABRINA) - 닉 드르나소 | 조용히 옥죄어오는문화생활/책 2022. 11. 28. 23:40
1. 책을 읽기로 결심하기까지 1) 맨부커상 후보작 그래픽노블로서는 처음이라잖아! 2) 추천평당신이 타인의 고통에 예민하거나 지금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라면 『사브리나』를 읽지 마시라. 이 그래픽노블은 사람을 천천히 미치게 만드는 전염병 또는 고주파가 포함된 백색소음, 독가스나 방사능 비슷한 것이다. … 그래도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정신적 고통을 이겨나가는지 보고 싶다면, 읽긴 읽되 함부로 권하지는 마시라. 사랑하는 이들이 『사브리나』를 읽지 못하게 경고하시라. 내가 지금 그대에게 하고 있는 것처럼.- 박찬욱 (영화감독)이것은 확신에 찬 허위가 당황하는 진실을 압도하는 서늘한 세계다. … 닉 드르나소는 인물들의 텅 빈 표정과 의례 절차를 수행하는 듯한 일상의 미니멀한 묘사를 통해 그들의 깊은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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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마술 피리 - 찬호께이 | 추리소설인데 심심타문화생활/책 2022. 5. 10. 11:23
세 편의 추리 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으로, 셜록 홈즈 류의 많은 추리 소설들과 비슷하게추리를 하는 주요 인물*은 고정된 채 일어나는 사건이 바뀌고,그 인물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탐정 역할인 라일 호프만 법학 박사와 조수 역할인 하인 한스 (추리 소설의 탐정1, 조수1 조합은 누가 먼저 시작한 걸까?) 분량 차이가 꽤 난다. 과 은 짧은 편인데,은 이것만 따로 책 한 권을 만들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의 분량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가장 재미있었으나, 솔직히 세 편 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어쩌면 뒤의 해설이 더 재미있었던..) 어릴 땐 추리 소설도 좋아했는데, 이젠 완전히 취향에서 벗어났나보다. 그래도 개성 강한 작품임은 부정할 수 없는 게1. 시대적 배경2. 중화권 작가가 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