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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211203 레베카 - 신영숙, 이장우, 임혜영 / 충무아트센터 1층 16열 중블
    문화생활/뮤지컬 2022. 1. 3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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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관람 전

    얼마나 머글이었냐면..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옥주현의 미친 가창력이 유명한 작품이라는 걸 제외하고는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어서 옥주현=레베카인 줄 알았다. 

    댄버스 부인이라길래 이름이 레베카 댄버스인 줄 알았지.. 

     

    스토리를 모르는 뮤지컬을 볼 때에는 굳이 스토리를 찾아보지 않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날 것의 서사를 접하는 경험은 딱 한번만 허락되는 거니까.. 유튜브나 네이버로 그 기회를 날리기엔 뭔가 아까운 느낌.

    (하지만 이건 워낙 장단점이 뚜렷해서 완전 취향 차이!)

     

    그래서 아는 거라곤 제일 유명한 그 넘버밖에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IFRonefRms 

    JTBC Voyage / The Musical Awards - Rebecca

    그래도 이 영상만 봐도 레베카 = 끝장나는 뮤지컬식 고음. 소름 보장. 느낌이어서 위시리스트에 담아뒀었는데,

    그렇게 생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제로 보게 되어 신기!

     

     

    1.5. 충무아트센터 자리 후기 - 1층 16열 중블

    - 16열 vip석... 요즘 자리배치도를 보면 vip의 정의가 바뀌었나 싶은... 이름만 vip석 수준인 vip석 그래도 중블인 만큼 시야는 좋았다.

    - 눈코입 보이는 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시력 0.8 정도 기준) 아는 얼굴이 나와도 전혀 몰라볼 정도(이장우 막심..)일 줄은 몰랐다.

    - 오페라 글라스 필수. 

    - 뭐, 그래도 입을 크게 벌리는구나~ 정도는 알 수 있었다. 

    - 시력이 더 좋다면 얼굴 윤곽? 정도는 보일 듯. 

     

     

    2. 관람 중 (스포주의, 주관주의)

     1) 1막

    - 왠지 채플 느낌이 들었던 '어젯밤 꿈속 맨덜리' - 나무 그림자를 막 헤치고 맨덜리로 가는 화면 연출이 좋았다. 

     

    - 막심이 남주라고 모든 것이 말해주고 있었지만(남주 사전 정보도 없었던 상태)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어디서 서브 남주라도 나왔으면 싶었다.

     

    - 밴 호퍼 부인? 유쾌한 캐릭터인 것 같은데 그다지 안 유쾌.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좀 애매..

     

    - 로맨틱하다고 우기는 것 같은 장면들이 좀 있었는데, 전혀 로맨틱하지 않았음. 맥심 캐릭터가 미운 털 단단히 박혔기 때문일까.

     

    - '나'는 순진한 컨셉이 지나쳐 한 열다섯쯤 되어 보이는 언행을 보인다.

    - 그래도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은 좋았다. 노래도 연기도 굿굿

     

    - 하지만 막심은.. '놀라운 평범함'도 청혼도 다 개인적으론 ewww.... 확신의 정떨캐

    (이것도 배우의 문제가 아닌 캐릭터의 문제. 뮤지컬 하시는지 몰랐는데 노래 잘하셔서 놀람!)

     

    - 맨덜리 저택으로 가기 전까진 대충 신데렐라 스토리. 근데 이제 왕자님이 아닌 돌싱남을 곁들인..

     

    - '새 안주인 미세스 드 윈터' - 분위기 전환되고 좋았다. 후반 불맨이랑 왠지 뭔가 짝꿍 같은 느낌.

    우리 집 청소도 맨덜리 피플에게 외주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특별히 링크 걸어주기.

    https://www.youtube.com/watch?v=zc-wtUNtt60 

    EMK MUSICAL

    - 전반적으로 좀 지루했다.

    와중에 집중도 높아진 순간: 댄버스 부인 '나' 장갑 주워주기, 맨덜리 가장무도회, 드디어 등장한 '레베카' 넘버 (이게 그건 줄 알고 마지막 레베카~~ 올리는 것만 기대했다가 안 올려서 의아했던 머글1)

     

    2) 인터미션

    - 일행을 만나 열심히 막심 흉보기

    - 2막에서 막심 사망 플래그가 꽂히기를 바랐다. 첫인상만 나쁜 건 줄 알았는데 아.. 그냥 그렇게 생겨먹은 애구나..

    - 하지만 정작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제대로 못 본 게 분명해서, 인터미션 때 캐스팅 보드를 보고서야...

    - 뭐? 막심이 이장우 배우였다고? - vip석이 vip석이 아님을 다시 한번 체감한 순간.

    (레베카에서 아는 캐릭터도 댄버스 부인밖에 없었고, 어차피 아는 뮤지컬 배우도 별로 없어서 댄버스 부인 캐스팅만 신경 써서 몰랐다)

    - 솔직히 1막이 기대 이하였어서 2막 시간이 더 짧은 것에 안도..

     

    3) 2막

    - 다행히 2막이 훨씬 재미있었다!

    - 일단 레베카~~~ 올리는 것도 나왔고 (단순!)

    - 빙빙 돌아가는 무대 연출도 머글의 눈을 동그랗게 만들기에는 충분했고

    - 유명한 댄버스 부인 말고도 '나'의 목소리가 뚫고 나와 대조되면서도 어우러지는 지점도 좋았다. 

    - 집중력 max!

    - 이어지는 '저 바다로 뛰어'도 못지않게 좋았다. 자살인 듯 타살인 듯 자살 같은 걸 할 뻔-하다가- 헉! 하는 거~

     

    - '칼날 같은 그 미소' - 막심 넘버 중에는 가장 인상적.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레베카의 비밀이 밝혀지는 반전 모먼트.

    - "이 걸x 같은 x!!" - 진즉부터 헐거웠던 막심의 분노 조절 조이스틱이 완전히 빠져버린 순간.

    - 이장우 배우의 연기가 가장 생명력 넘쳤던 순간.

    - 아니 레베카가 추잡하게 논 건 맞는데.. 그럼 넌 살인자 아냐?..  '나'한테 빌어도 모자랄 판에.. '어때, 이런 날 사랑할 수 없겠지? 역시 넌 날 떠나겠지?' 이런 느낌,,

     

    - '불타는 맨덜리' - 빌드업부터 클라이막스까지 다 좋았다.

    - "저건 맨덜리야!!" "활활~ 활활~" - 저택이 불타는데 묘하게 흥겨운 맨덜리 피플. 이게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차이? 사장님과 알바생의 차이?

    - 마지막 무대 위 R 로고 타는 연출도 좋았다.

     

    - 막심이 불타는 저택으로 들어갈 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해 샹들리에 맞을 땐 와! 이게 이뤄지다니! 

    - 막심 사망 플래그가 있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갑분목발

    - 스토리를 모르고 보는 입장에서 비극적 결말도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는데 어쨌든 해피 엔딩~

     

    - 커튼콜에서 넘버를 한번씩 더 불러주는 게 너무 좋았다. 수도 없이 들은 레베카~ 중 그 때 들은 레베카가 가장 와닿기도 했던.

     

     

    3. 관람 후 

    - 원작 소설도 1930년대, 히치콕 영화도 1940년대라니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낡았다.

     

    1) <레베카>의 개성

    - 남주, 여주 다 있는데도 분량이 비교적 적은 댄버스 부인찐주인공 자리를 꿰차는 게 이 극의 포인트.

    - 닉값하듯 계속 레베카를 목이 터져라 외치지만 어쩌면 찐찐주인공 같은 레베카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이 극의 포인트.

    - 아니 그래서.. 도대체 레베카가 얼마나 어마무시하길래? 악녀인가 먼치킨인가 그 마성의 매력 나도 좀 느껴보고 싶을 지경.

     

    2) 댄버스 부인

    - 신영숙 배우의 댄버스 부인도 레베카를 마치 연인처럼 대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뮤지컬을 본 후 찾아보니 신댄은 엄마 느낌이고 옥댄은 연인 느낌이라고? 아니 그럼 옥댄은 얼마나 어마무시하길래..?

     

    - 관람 전에는 옥댄을 기대했지만, 신댄을 보고 영화까지 보고 나니 개인적으로 이미지나 음색 상으로는 신영숙 배우가 댄버스 부인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물론 옥댄을 직접 못 보기도 했고, 애초에 두 분 다 댄버스 부인을 너무 잘 소화하셔서 취향 차이일 것 같다. 

     

     

    3) 막심 흉

    - 막심과 레베카의 결혼도 막심 입장에서는 사기 결혼이었지만(이것도 사실 레베카는 본인의 조건을 꽤나 명확하게 미리 밝히고 상호 동의 하에 충실히 그 조건을 이행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결혼 4일 후에 말했다고 해서 납득), '나'와 막심의 결혼도 사기 결혼이다. 

    - 순한 맛 "부인과 사별한 남자와 결혼했는데 남편이 전부인을 못 잊은 것 같아요"부터 매운 맛 "사고사인 줄 알았던 전부인, 고위 귀족 남편이 죽인 거래요"까지.. 네이트판에 올라왔다가는 이혼하고 신고해라 댓글 폭격 당하고 실화탐사대 궁금한 이야기 Y 그것이 알고싶다까지 줄줄이 나온 뒤 잘하면 KBS 뉴스에까지 진출할 만한 사회면 뉴스.

    - 뭐 '나'가 막심을 지극히 사랑하여 그런 글을 올릴 마음이 없어 보이는 데다 나중엔 같이 사실을 묻으려 함으로써 일종의 공범이 되지만..

    - 그래도 막심이 최소 과실치사, 사체 유기는 깔고 들어가는 범죄자인데 그걸 속이고 결혼했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 이를테면 레베카와 막심의 관계에선 막심이 피해자여서 레베카 죽인 것도 정의구현(+레베카가 의도)한 거라고 쳐도,

    막심이 저렇게 문제 없이(?) 로맨틱한 남주인 척하며 '나'와의 해피 엔딩을 가져가는 건.. 음...  하지만 소설의 힘!으로 극복

     

    +) 보충 학습

    - 이처럼 뮤지컬을 보고 좀 읭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 하고 영화까지 찾아봤다. 

    - 사실 전부터 '보고싶어요' 체크해놨던 영화였는데, 그 '레베카'가 이 '레베카'인 줄 몰랐던 놀라운 눈치.

     

    영화 후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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