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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평사마귀 혹은 피지선증식증 혹은 다른 무언가 치료기 (ft. 대학병원 피부과, 동네 피부과2, 유튜브 피부과)
    2024. 12. 2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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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발단

    8년쯤 전부터 피부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생겼다. 

    처음에는 뾰루지겠거니 하고 별로 신경을 안 썼으나, 몇 년째 없어지지 않아 여드름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크기가 크지 않았고, 융기하긴 했으나 살색이라 크게 눈에 띄지 않아 내버려두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 점점 내 눈에 거슬리게 되었다. 

     

    문제의 병변 부위

    1. 동네 피부과 1차, 2차 진료 (피부과 전문의)

    다행히도 동네에 미용이 아닌 치료 목적의 피부과 진료를 보는 피부과가 있어서, 다른 문제로 피부과 진료를 받고 나가려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 이건 뭔지 곁다리로 물어봤다. 선생님께서는 사마귀라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에 또 다른 문제로 같은 피부과를 찾았을 때 (이전에는 듣지 못했던 치료법을 문의하기 위해) 한번 더 여쭤봤다.

    이때에는 아주 짧게 봤던 지난번과는 달리 한참을 보시더니, "소견서를 써줄 테니 대학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해보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눈에 거슬려서 물어본 거긴 하지만, 아프다거나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기에 '그렇게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가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둬도 괜찮은가요?" 하고 여쭤봤더니 선생님께서는 "아니오, 그래도 받아보시라"고 답하셨다. 

     

    그래서 얼떨결에 소견서를 받아들고 나왔고, 이때부터 이걸 더욱 의식하게 되었다. 

     

     

    2. 동네 피부과2 진료 (피부과 전문의)

    우연히 지인이 다니는 피부과에 동행하게 되어, 간 김에 나도 진료를 받았다.

    그 의사선생님께서는 "편평사마귀 같은데요. (다른 선생님께서 조직검사를 권했다고 말씀드리니) 글쎄요, 왜 그러셨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여기 주위에 보면 번진 것도 있고.." 하고 바로 진단을 내려주셨다. 

    이어 바로 다음 예약을 잡으면 CO2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과, 비용 안내까지 해주셨다.

    그래서 예약을 잡고 집에 왔으나, 예약일이 다가오는 동안 지인의 치료 경과를 보며 그 병원에 대한 신뢰를 잃어 결국 대학병원 진료를 받기로 했다. 

     

     

    3. 대학병원 1차 진료

    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님께서는 보자마자 사마귀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편평사마귀가 이 정도로 크면 다른 데 번졌을 텐데 번지지 않았으므로 편평사마귀일 확률은 10프로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다른 병원에서는 번졌다고 했다 하니 교수님께서는 '글쎄..? 딱히....' 하는 반응...

     

    그럼 의심되시는 건 뭐가 있냐고 여쭤보니, 피지샘증식증이 가장 유력하다고 하셨다.

     

    그러나 확실히 알려면 조직검사를 해봐야 하므로 일단 지켜보다가 크기가 더 커지거나 번지면 오라고 하셨고,

    처음 갔던 병원에서와는 달리 내가 불편하지 않으면 굳이 조직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 안심하고 집에 가서 병변의 크기를 자로 재보았다. 

    그 결과 세로 3mm, 가로 3.5mm 정도였다. 

     

     

    4. 대학병원 2차 진료

    병변이 더 커진 듯한 느낌이 들어 + 앞서 2.의 동네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은 지인의 조직검사 상처가 잘 아무는 것을 보고 + 더이상 이 문제에 신경 쓰기 싫어서 조직검사를 예약했다. 

    난 그날 바로 조직검사를 받는 건 줄 알고 회복기간까지 고려해 최적의 날짜를 정해서 간 거였는데, 의사 파업 때문에 진료만 보고 몇 달이나 기다려야 조직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교수님께선 조직검사를 하면 궁금증은 해결되겠지만 지금 병변보다 더 보기싫은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고 만류하셨다. 

    그래서 일단 조직검사 예약일까지 고민해보겠다고 했고, 결국 끝날 줄 알았던 나의 고민은 끝나지 않게 되어버렸다. 

     

     

    5. 유튜브 피부과 진료

    대학병원 조직검사 예정일이 다가오고 있었고, 난 n명의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모두 말이 다른 상황에 혼란스러웠고, 한편으론 조직검사를 만류하던 교수님의 말씀을 무시하기도 어려웠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조직검사 흉터는 천차만별이라, 흉터가 잘 남는 개인적 특징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흉터가 남을 것도 같았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두기엔 n번의 진료를 거치며 이미 너무 신경을 많이 쓰게 되어버렸고, 처음 생겼을 때부터 착실히 커진 병변이 점점 더 커질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편평사마귀, 피지선증식증, 한관종, 비립종 등을 전문적으로 보시는 듯한 의사선생님의 영상을 보고 그 병원에 찾아가게 되었다. 많이 보셨으니 잘 아시길 바라며..

     

    선생님께서는 바로 편평사마귀라고 진단을 내려주셨다. 

    대학병원에서는 편평사마귀치고 너무 안 번져서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하니,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셨다. 

    그러나 모양이 너무나 편평사마귀 같아서, 일단 레이저로 치료해보고 다시 생기면 그때 생각해보자고 하셨다. 

    이때쯤엔 나도 인터넷을 박박 뒤진 서당개의 입장에서 병변의 외관이 편평사마귀와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일전에 교수님께 '일단 레이저로 치료해봐도 되는지' 여쭤봤을 때도 된다고 하셨기에 레이저 치료에 동의했다. 

     

    레이저는 CO2 앙코르?라고 일반 CO2보다 더 발전된 비싼 기계라고 하셨다. 

    솔직히 난 그냥 마케팅이겠거니 했는데.. 이전에 CO2 레이저로 점 뺐을 때랑 비교해서 통증도 거의 없고 상처도 엄청 빨리 나아서 뭐가 좀 다르긴 한가보다.. 생각했다. 근데 병변의 종류가 달라서 그랬을지도ㅎㅎ..

    (일단 가격이 2.의 동네병원이 부른 것의 두배쯤 돼서,, 그렇게라도 정신승리,,ㅋ)

     

    순서대로 치료 직전 병변 부위 표시(수술대 빛이 워낙 밝아 병변이 잘 안 보이게 나왔다), 치료 직후, 치료 후 1~2시간 경과

     

    혹시나 하고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서도 받아와서 실손보험 청구를 해봤으나, 역시 예상대로 보상이 불가하다는 답변이 왔다. 

     

     

    지금은 치료 후 10일 정도 지났는데, 딱지가 질 거라던 병원 안내와 달리 약간의 붉은기만 남고 상처가 모두 나았다. 

     

    피지선증식증이면 CO2로는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아 다시 생길 것이고, 편평사마귀가 맞았다면 같은 병변이 다시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후자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혹시나 나처럼 서로 다른 의사 소견으로 혼란스러워할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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